2014년 10월 1일 수요일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제자백가와 관련한 서적이 있으면 대체로 찾아보는 편입니다. 신간이 나와서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였더니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사상가'라는 책을 쓴 임건순님이 쓰신 책이네요. 묵자에 대한 책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매우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같은 저자라고 하니 더욱 애정이 갔습니다.

 본 책의 구성이 일단 재미있습니다. 제자백가 사상가들을 '家'로 묶어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시대별로 배열하였습니다. 특히 안자, 오기, 신도 등을 공자나 맹자와 같은 중요도로 배열했다는 것이 매우 신선했는데요 총13명의 춘추전국시대 사상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건순님은 책은 우선 읽기에 재미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읽으면서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형식보다는 역시 즐거움이 더욱 와닿는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안자, 장자, 한비자에서 인상적인 것은 해학과 기지입니다. 특히 안자의 경우는 모르던 부분을 알게 되어서 더욱 즐거웠다고나 할까요.

 안자는 공자가 극찬한 제나라의 재상인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유가라기 보다는 도가계열에 가깝다고 합니다.(물론 도가로 대표되는 노자, 장자가 후시대의 인물이니 안자가 오히려 도가의 선조라고 하겠습니다.)
 ' 신하는 군주라는 개인에게 충성하는 존재가 아니라 공적 기구인 사직을 위해 일하고 충성하는 존재다. 그리고 군주 역시 사직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일 뿐이며, 사직을 위해 공적 논리에 충실히 기능해야 한다.'
 왕의 성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직'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는 안자는 시스템을 강조한 시초라고 하겠습니다. 나아가 '신하는 군주가 공적 역할에 충실한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군주를 선택할 수 있다'라고 말함으로써 맹자의 역성혁명론의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오기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불패의 명장인 오기는 병가로 분류하기 쉽지만 사실공동체의 애정에 대해 강조한 유가로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오기는 군주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네가지 덕을 말하며 인민을 포용하고 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대비해야 하지만 철저하게 피해야 하며 공동체 구성원을 전쟁의 '도구'가 아니라 和를 강조함으로써 그 유지에 힘쓰는 점은 관중의 경제에 대한 강조와 비슷한 면도 보입니다.\

 임건묵님은 상앙, 한비자 등 법술지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입니다. 이들은 전제군주제를옹호한 사상가가 아니라 오히려 전제군주를 견제하고 일반 백성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는 국가의 힘을 증대하기 위한 방편의 일환임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일반적인 수준의 군주를 상정하는 점에서 현실에 부합한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秦나라가 통일한 것이 우연은 아니라고 하겠네요.

2014년 9월 23일 화요일

철학자와 하녀

철학자와 하녀고병권씨의 책은 '마이너'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소수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이를 '즐겁게' 받아들여야함을 조용히 말한다. 현대의 사회가 공동체적 질서라는 미명하에 소수를 억압하는 형태를 가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그러한 '소수자'가 됨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정말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우리가 정말 '민주주의'사회에 살고 있다면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1. 나무가 없으면 방법이 없다. 잡아먹으라고 하는 수밖에. 하지만 호랑이를 한 번 물어도 괜찮을 것이다. <루쉰>- 루쉰의 기질과 정말 잘 맞는 말이다. 억지스럽지 않지만 순응하지만은 않는 조용하지만 기개가 느껴지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순응하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래서는 바뀌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당사자는 또한 불이익을 받는다. 어찌할 것인가.
  2. 세간의 번뇌는 활활 타는 불과 같으니, 그 불길이 어느 때 멈추겠습니까. 시끄러운 곳에서 바로 공부하는 일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남송시대 대혜스님>- 공부에는 때와 장소가 없다. 맞는 말씀이다. 해야하겠다고 생각하는 바로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3. 비트겐슈타인의 대단한 점은 완벽한 '건축물'이라는 <논고>를 아무 거리낌없이 부수어버렸다는데에 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남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며 언제나 자신을 '극복'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일 것이기 때문이다.
  4. 마르크스가 지향한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많은 재화를 가진 사회라기 보다는 자본주의보다 사물에 대하여 더 다양한 감성을 생산하는 사회, 사물에 대해 더 다양한 척도를 가진 사회였는지 모르겠다.
    - 사물을 객관화하지 않고 그 자체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이야기일텐데 그렇다면 소유를 추구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 모든 재화와의 관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에는 인간은 너무나도 작은 그릇일 터이니 말이다.
  5. '신'은 생의 반대 개념이며 해롭고 유독한 개념입니다. 영혼이나 정신, 불명의 영혼이라는 개념은 신체를 경멸하는 것이고 또 병들게 하지요. 그것은 생에 있어 중요한 많은 것들, 가령 영양, 주거, 정신적인 식사, 질병의 치료, 청결, 기후 등의 문제를 섬뜩할 정도로 경솔히 다룹니다.<니체>
  6. 고대 금욕주의를 끌어들인 것은 욕망을 줄이라는 뜻에서가 아니라 다른 삶을 욕망하라는 것이었다.
    - 자본주의가 욕심이 많아 문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삶을 욕망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뜻이리라. 우리의 삶의 가치를 단순히 GDP에만 두면 안된다는 이야기이리라.
  7. 잘못을 좀 잊읍시다. 양심이 둔해서가 아니라, 날카로우면서도 잊는 겁니다.<함석헌>
  8.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방랑하는 자들이 되어라' <도마복음 42절>
    - 예수님은 태생부터 유목인이었나보다. 어딘가에 속하지 않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함을 강조하신다. 이상하게 다수에 속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이 또한 현대인의 문제인 것같다.
  9. 서양인은 임종 때에 곧잘 의식 같은 것을 행하여 타인의 용서를 빌고 자기도 타인을 용서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말한다. 멋대로 원망하도록 하라. 나 역시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루쉰>
    - 참으로 솔직한 표현이다. 좋은게 좋은것이 아니다. 아닌것은 아닌 것이다.
  10. 문제는 법질서에 대한 강조가 시장 자체의 실패에서 파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공안의 시각에서 해결하려고 한다는 데 있다.
    - 국가, 공동체 등 어떠한 단체를 강조하는 관점은 필히 폭력적일 수밖에 없나보다. 그 밖에 있는 소수자나 다른 생각을 가지는 사람에 대한 허용은 절대 없다.
  11. 건전한 가치관을 지닌 시민을 육성하겠다는 것은 대체로 지배질서를 재생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에 불과하다.
    - 다수에 의한 폭력의 다름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형태의 집단 교육은 정말 고민할 부분이 많다.
  12. 예수를 믿는 사람, 그 믿음을 과시하는 사람은 많아도 예수처럼 사는 사람은 드물다.
    - 장자에 나오는 말과 유사하다. 성현의 말씀을 읽는 것은 죽은 것도 다름없다. 껍데기를 받아들이는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말씀'들은 우주로 흩어지는 것이 대다수인가 보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철한간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어쩌면 편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 아깝다. 그리고 깨어있어야 더욱 재밌다. 철학이 필요한 밤이다.

2014년 9월 19일 금요일

조심 : 조심하라, 마음을 놓친 허깨비 인생!

정민교수님의 책은 왠만하면 챙겨본다. 좋아하는 인물인 정약용의 다양한 책을 쓰셨기 때문도 있지만 다소 고지식해보이지만 원론적으로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글을 많이 쓰셨서 느끼는 바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도 ‘일침’과 비슷한 느낌의 책으로 수필형식으로 하나의 주제아래 길지 않은 글이 이어져 있는 책이다. 자기계발서라고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정민교수님의 책은 그렇게 분류하고 싶지는 않다.


  1. 마음에 드는 곳은 오래 마음에 두지 말고,
    뜻에 맞는 장소는 두 번 가지 말라.
  2. 천재가 꾸준한 노력을 못 이긴다. 대기만성이 맞는 얘기다.
  3. 주자는 늘 눈병을 앓았다. 말년에 어떤 학자에게 준 편지에게 “좀 더 일찍 눈이 멀지 않은 것이 한스럽다”고 썼다. 눈을 감고 지내자 마음이 안정되고 전일해져서 지켜 보존하는 공부에 큰 도움이 됨을 느꼈던 것이다.
  4. 말을 많이 해서 이득을 얻음은
    침묵하여 해가 없음만 못하다.
  5. 추연가슬은 예쁠 때는 제 무릎 위에라도 앚힐 듯 살뜰하게 굴다가 내칠 때는 깊은 연못에 밀어 넣듯 뒤도 안 돌아본다는 의미다. 사람을 쓸 때 애증이 죽 끓듯 왔다 갔다 하는 것을 가리키는 뜻으로 쓴다.
    무릎 위에 낮는 것을 기뻐할 일도 아니다. 언제 못에 빠질지 알 수가 없다.
  6. 사람 사는 세상의 온갖 경우가 어찌 일정하겠는가?
    한 걸음 앞서 생각하면 끝날 때가 없고,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하면 절로 남는 즐거움이 있다.
  7. 이원익은 속일 수 있지만 차마 못 속이고,
    유성룡은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가 없다.
  8. 걸작은 일기가성으로 단숨에 쓴 글이 아니다.
  9. 그대가 진실고 3년간 독서하면 반드시 천 사람의 위가 될 것이요, 5년간 독서하면 만 사람의 위가 될 것이다. 10년간 독서하면 반드시 더 높은 사람이 없게 되리라.
  10. 군자가 본래 남이 나를 알아주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지가 없는데도 남이 알아주는 것은 싫어한다.

2014년 9월 18일 목요일

Kyle Hendricks

<느리니 칠만해 보이지?>

Kyle Hendricks, 1989, R/R, CHC

8월 내셔널리그 신인으로 뽑인 컵스의 기대주 헨드릭스입니다. 컵스는 올해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결국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투수들인 Samardzija와 Hammel을 Oak로 넘기면서 팀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2013년 컵스의 올해의 마이너선수로 뽑혔던 Hendricks를 콜업했습니다.


2011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2점대 방어율과 뛰어난 WHIP을 기록하고 있었는데요 메이저에서도 돋보이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삼진이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볼넷이 적고 뛰어난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승부를 보고 있습니다. 커터와 커브가 비슷한 속도를 내며 반대의 궤적을 만들면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직구구속이 90마일이 안된다는 점에서 1선발 스터프로 보이지는 않지만 현재 Arrieta가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볼 때 견고한 2-3선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7회 이상을 소화해주는 모습을 볼 때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즌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하겠습니다.

당쟁사 이야기

당쟁은 조선시대정치의 특징이라고 인식되어진다. 이를 일제식민사관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많지만 당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당쟁은 정상적인 정치활동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일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동서인이 분리된 선조때에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이에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조선이 거의 파탄직전까지 몰린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동인과 서인들은 이에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상대방을 헐뜯는데 정신을 집중했다. 결국 상대에 대한 적대는 피바람을 몰고오는 경우가 많았고 이들의 등쌀에 역대 왕들은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다. 경종독살설이 유포된 것,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인 것, 정조가 급서한 것, 효명세자나 현종이 본인의 목소리를 낸 직후 세상을 떠난 것 등 권력을 위해서 민생안정은 전혀 돌보지 않은 당쟁의 부작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예송의 대표적 주자였던 송시열과 윤휴의 경우만 봐도 이들의 학문적 성취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인간적인 결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한문적 도덕적 우러름을 받은 것은 공통적이다. 이에 비해 현재의 정치는 이러한 최소한의 도덕성도 결여되어 있다. 심지어 탄핵을 받았을 경우 조선시대 관리들은 형식적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부덕함을 이유로 사직하는 것이 관례였음에 비해 요즘은 ‘너희들이 뭐를 알겠느냐’하며 무시하는 것이 기본이며 심지어는 국민들의 자질을 폄하하는 것도 쉽게 일어나는 일이다.
 당쟁의 배경이 된 사림정치의 큰 특징은 당하통청권 및 한림회천권과 같은 인사권의 분배이다. 국왕이 중심인 사회에서 국왕을 제외하고 신하들이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보통 견제장치가 아니다. 또한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으로 대표되는 언론3사의 경우 감주의 지휘를 받았음을 볼 때 시스템적으로는 상당한 견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집권당의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경우 사법부에 대한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음을 볼 때 시스템적으로 결코 과거보다 낫다고 할 수도 없으며 현재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음을 볼 때 과연 현재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당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가지 새롭게 안 사실은 중국 사신에 대해서 뇌물을 주는 관습이 광해군때에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명청교체기에 당위성만으로 일을 해결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뇌물이 일상화된 것이 이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아닌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2014년 7월 24일 목요일

Zach Britton

Zach Britton


<내 직구 빠르다규!!>


Zach Britton, 1987, L/L, BAL


2011년 뛰어난 체인지업과 제구를 보이며 선발진에 들었던 선수입니다. 그러나 좌완이지만 그리 빠르지 않은 직구와 Hamels정도의 브레이킹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는데요, 올해 팀의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맡은 마무리 자리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RA, WHIP, AVG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볼넷 땅볼 비율 역시 터무니 없는 수치인 7.33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해가 안되는 것은 직구구속인데요.
2013년 91.6마일에 불과하던 직구구속이 올해 94.7마일까지 상승했고요, 95마일 이상의 빠른 볼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체인지업은 버리고 슬라이더만 간간히 던지는 터프한 투피치 투구를 보여주고 있네요.

물론 끝내기 홈런도 맞는 등 3번의 블론 세이브가 있지만 올해가 처음임을 보면 조금 더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닝에 대한 부담이 없다보니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던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KC로 옮겨서 극강의 불펜보습을 보여주는 W Davis와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볼티모어가 시즌은 어떻게든 끌어갈 동력은 얻은 것으로 보이네요.

2014년 7월 3일 목요일

칼 구스타프 융, 언제나 다시금 새로워지는 삶

정신분석학이라고 하면 프로이트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융은 이를 본받은 후학자정도로 생각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융이 프로이트를 처음에 지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모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커다란 착각이었다. 오히려 융은 프로이트와 결별하면서 자신을 세웠던 사람이다.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무의식’의 깊이나 넓이가 훨씬 크다는 것은 두사람에게 공통적인 것이다. 그러나 ‘무의식’을 개인의 경험에 한정짓는 것이 프로이트라면 ‘융’은 개인적인 경험이 아닌 집단의 경험을 제시한다. 이는 어쩌면 전 세계의 신화가 공통적으로 홍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과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인류는 보다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융의 치료법은 훨씬 자연스럽다. 프로이트가 전능한 입장의 의사로서 환자를 분석한다면 융은 단순히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경우에 불과하다. 장자에서 나오는 애태타의 경우처럼 가만히 있기만 해도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자신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다랄까.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을 만든 융이 꽤나 ‘비’사교적이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새로워지는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무의식에는 너무나도 많은 원형이 있다. 이는 우리가 자의적으로 불러올리거나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나’임을 볼 때 여러가지 원형이 의식의 나와 섞이어 또 다른 내가 된다는 융의 설명은 항상 깨어있어야함의 다른 말이 아닐까 싶다.

2014년 4월 3일 목요일

James Paxton


<내공이 느려보이지??>

James Paxton, 1988, L/L, SEA

2010년 4라운드에 뽑힌 Paxton은 그리 주목받는 신인은 아니었는데요. AA에서는 괜찮은 기록을 남겼지만(‘12, 21G, 3.05ERA, 106.1IP, .244AVG, 1.41WHIP) AAA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13, 28G, 4.45ERA, 145.2IP, .277AVG, 1.48WHIP) 그러나 ‘13년 메이저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임으로써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는데 Iwakuma의 이탈로 더불어 선발자리를 확보하게 되었네요.




볼넷이 다소 많아 WHIP이 올라간 모습이 E. Ramirez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상당히 부드러운 투구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T Cingrani(CIN)처럼 가볍게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96마일은 쉽께 찍는 직구를 가지고 있으며 좌완 특유의 예리한 슬라이더가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국내투수로는 한화의 박정진 선수를 연상시키는 상당히 특이한 투구폼을 가지고 있는데요 스프링캠프 5경기에서 단 3개의 볼넷을 내주어서 영점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14년 첫경기도 7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하였는데요 Iwakuma가 돌아와 작년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애틀이 정말 놀라운 시즌성적을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

2014년 4월 1일 화요일

Michael Choice


<나 홈런도 친다고~~>


Michael Choice, 1989, R/R, TEX


Gentry를 잃은 텍사스가 유틸리티맨으로 선택한 것이 Michael Choice인데요. 2010년 오클랜드에서 1라운드로 선택한 선수인만큼 출루율 하나는 너무나도 좋은 선수인데 스프링캠프에서의 기록이 뜨거웠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홈런수 입니다. 장타율이 7할을 넘으면서 OPS가 1을 넘어섰는데요 백업이 아니라 주전을 노리는 지경입니다. 텍사스의 외야는 우리의 추신수와, 마틴, 리오스가 맡고 있어서 주전을 꿰차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명타자를 맡고 있는 Moreland는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 틈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Moreland]

2013년 홈런수가 23개로 늘었지만 타율이 너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계속될 경우 출루율과 장타력을 갖춘 Choice의 출전기회가 더욱 늘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Fielder, Beltre, Rios로 이어지는 힘에 Choice가 하위타선에서 장타력을 더한다면 텍사스는 더욱 무서워지겠습니다.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Brad Miller

<타격도 보인다고!!!~>

Brad Miller, 1989, L/R, SEA

휴스턴만큼이나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애틀은 ‘13년 유망한 키스톤콤비가 등장했죠. 수비만이라면 Simmons(ATL)에 대항할 수 있을 Miller와 다재다능한 Nick Franklin이 그들입니다. 그러나 공격력은 쉬어가는 한 회를 만드는 지경이었는데요.



마이너에서의 모습은 장타력도 가지고 있는 SS의 모습이었지만 메이저에서는 수비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14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3루타도 4개를 기록하고 있을만큼 주루센스와 스피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Ackley가 드디어 기대하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과 맞물려 Miller까지 힘을 보태준다면 Cano가 FA계약이 헛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전제하에 시애틀의 공격력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Smoak와 Seager가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고 만약 Corey Hart까지 2010~2012년 모습을 되찾는다면 의외의 성적을 낼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014년 3월 25일 화요일

Erasmo Ramirez


<내 공이 보이니~~>

Erasmo Ramirez, 1990, R/R, SEA


Iwakuma가 불측의 부상을 입어 4월을 거를 것 같은 시애틀이 2선발로 낙점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터무니없는 투심을 던지는 선수죠.













5경기에 나와 볼넷이 단 2개일 정도로 제구가 좋습니다. 당연히 WHIP도 1이 되지 않네요. 128개의 공을 던져 106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했으니 82%에 육박하는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닥치고 스트라이크의 대명사인 Colon의 2013년 스트라이크 비율이 69%정도(2777개 중 1909개)였음을 볼 때 굉장히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정규시즌으로 한정해 보았을 때 ‘13년 63%정도(1277개 중 806개)를 기록하였으며 류현진 선수 역시 비슷한 64%를 기록(3070개 중 1979개)했음을 볼 때 스트라이크 던지는 능력은 출충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시애틀 마이너리그선수로 뽑혔으며 2010년 리그올스타와 포스트시즌 올스타에 동시에 뽑힌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Paxton과 함께 시애틀의 젊은 선발진의 선두에 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014년 3월 20일 목요일

Yordano Ventura


<100마일 먹어~ 두 번 먹어~>


Yordano Ventura, 1991, R/R, KC


J Shields를 영입한 이후 투수진의 중심이 잡힌 KC가 올해 큰 기대를 걸고 세번째 선발로테이션에 투입한 91년생 도미니칸출신 선수입니다. 원래 5선발경쟁을 할 것으로 보였으나 Duffy가 부진한 틈을 타 자리를 꿰찼네요.





2013년 9월에 데뷔하여 겨우 3경기를 뛴 신인입니다. 그러나 100마일이 넘는 엄청난 Fastball로 2011~2013년 연속해서 KC최고의 Fastball로 뽑혔으며 지토를 연상시키는 Curve의 콤비네이션이 압권이죠.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는 것과 홈플레이트로 떨어지는 Curve를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2013년에 가능성을 보이자 2014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경쟁을 하게 되었는데요




4경기 15.1이닝을 던지면서 15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피안타율은 .185이 불과하며 볼넷은 겨우 1개로 WHIP이 0.72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월17일 경기는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였는데 안쪽 직구에 추신수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덕분에 같은 파이어볼러인 Duffy를 제치고 선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100마일을 던지는 메이저선수는 꽤 많습니다.('13년 직구평균구속 97.1마일) 빠른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또한 큰 가능성임은 부인할 수 없죠. 2012, 2013년 연속에서 퓨쳐스게임에 나서면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Guthrie와 Chen을 제치고 3선발 자리를 준 것만 봐도 KC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