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9일 월요일

오블리비언


소재와 스토리면에서는 사실 진부한 면이 많습니다. 드론의 스캐닝 장면은 스타워즈에서부터 등장했던 스토리고 기계가 인간을 복제해서 이용하는 컨셉은 그 유명한 메트릭스에서 등장한 소재입니다. 기억을 지운다는 부분은 토탈리콜에서 등장한 이야기죠.


하지만 CG는 나름대로 볼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타워로 표현되는 콘트롤센터의 모습이나 비행물체와 그 안에 상비되어 있는 바이크의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한껏 풍기고 있습니다. 물론 약탈자로 칭해지는 집단이 인간이라는 것은 뭐 예상되는 스토리이죠. 드론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킵니다. 인간을 사냥하는 기계죠. 이들을 공격하는 인간의 방법은 전통적인 성동격서입니다. 한쪽에서 주위를 끌고 반대편에서 약점을 공격하는 식이죠.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기계들이 지구의 모든 물을 가져가기 위해서 50년이 넘는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는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지구가 물의 행성이라는 말도 될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지구에 존재하는 에너지중 수소에너지만큼 잠재성이 큰 게 없다는 것을 반영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여튼 바다의 물 전체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기계들을 50여년동안 하염없이 보고 있어야했던 인류의 기다림은 이 영화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고민이 아닌가 합니다. 포장해서 이야기하자면 물에 대한 소중함의 반영이랄까요.

결론은 심플합니다. 잭은 탐사선의 선장으로서 외계물체 택트를 살펴보러 갔다가 잡혔고 기계는 이들을 대량생산(?)해 냅니다. 그리고 이들을 인류를 말살하는 관리자로 이용하죠. 전통적인 이이제이. 하지만 각성하고 자살폭탄공격을 통해서 택트를 날려버립니다. 그러나 49호였던 잭이 52호에게로 영혼링크(?)해서 다시 나타나는 장면은 스타워즈의 클론을 연상시키는 부분입니다. 물론 스타워즈의 클론들의 동질성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클론전쟁에서 살짝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화려한 CG와 언제봐도 가슴을 뛰게 만는 공중전의 장면은 눈을 즐겁게 합니다. 탐 크루즈의 연기도 흠잡을 것은 없을 것 같네요. 여러가지가 섞여 있는 영화이지만 특이할 것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리 이원익 그는 누구인가!!!


오리 이원익 그는 누구인가
이책의 저자는 오리 이원익의 자손인 이병서란 분입니다. 언뜻보기에 자신의 가문을 자랑하기 위해서 책을 내었다고 보기 쉽지만 오리 이원익이라는 분에 대한 제대로 된 서적이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찌하였든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왜 이원익일까요? 이원익은 선조, 광해군, 인조 3대에 걸쳐서 정승을 한 인물입니다. 게다가 인조반정을 일으킨 공신들은 광해군시절 영의정을 지냈던 이원익을 다시 등용하기도 했습니다. 세부적인 상황을 보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부정했던 정부의 수장을 다시 자신의 수장으로 임명한다? 보통 인물이 아님은 이런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인류역사의 사표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공자는 제자의 육성에 열심이었습니다. 본인이 정치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참여하기 위해서 수없이 노력했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말년에는 교육을 통해서 자신이 이루지 못한 부분을 제자들이 이루어주기를 희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에 의해서 공자의 명성은 더욱 커져만 갔으며 동아시아 정신세계의 기저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그 사람을 드높여주는 것은 교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황이나 이이 그리고 성혼과 김장생 등 조선시대 후기 사림의 영수라고 불리우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교육을 중요시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타당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대 30여년동안 정승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그를 추승하는 ‘무리'들이 없다는 것은 이원익의 사람됨을 알려주면서도 이를 확산시키는 데에 한계를 보여줬다는 데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합니다. 붕당으로 대변되는 ‘무리'를 이루지 않았는데 이원익의 청렴함으로 대표되는 관리의 자질을 전파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고 할까요. 참으로 역사의 우리 삶의 아이러니라고 하겠습니다.



이원익의 국정지표는 심플합니다. 민생안정!! 그리고 실질이 아니면 배격하는 지극한 현실주의!! 지금으로 비교하면 효율적인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등을 제정하는데에는 현기증나는 능력을 발휘하지만 헌법이론이라든가 현재이슈되는 문제의 이론적인 분석툴을 제공하는 것에는 미숙한 면이 있다는 것이 적당한 비유가 될까요. 하지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정말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뛰어난 행정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원익의 성품중에서 오늘날 되새겨질 필요가 있는 것은 청렴함일 것입니다. 정승생활 30여년동안 겨우 마련한 것이라고는 빗물새는 초가집이 전부였으며 염근리로 선발되어 축하연을 베풀고자 했으나 집이 너무 누추하여 근처 공터에서 천막을 치고 축하연을 베풀었다고 하지요. 모른 부를 거부하는 것이 관리의 성품'이어야만'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치부때문에 너무나도 잡음이 많은 현대의 모습을 볼때 이러한 성품은 다시 재조명되어야 하겠습니다.



학문적으로 뛰어나지는 않을지 몰라도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원익의 사상은 현대 공무원들의 국정제1지표가 되어야할 것입니다.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라는 헌법규정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공직자의 존재이유는 그것이 아닐까요. 무리를 짓지 않고 능력에 따라 사람을 추천하며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서는 굳은 의지로 추진하고 치부를 멀리하여 청렴함을 널리 본받게 하는 ‘철저하게' 실무적인 이원익의 모습은 정말로 현재에 필요한 공직자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3년 4월 1일 월요일

눈물 닦고 스피노자


눈물 닦고 스피노자
스피노자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우리의 지식은 ‘범신론'이다. 신은 모든 곳에 있다고?? 다신교라는 이야기인가?? 인격체로서의 '신'을 생각한 내가 얼마나 무식한지 다시 한 번 알게 된다. 그리고 언어의 무서움 그리고 우리 인식의 한계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책을 쓰신 신승철씨는 철학에 뜻이 있어 부인과 함께 공방이라는 형태로 삶의 터전을 철학을 위한 고민의 장소로 만들었다. 그 첫 작품이 이 스피노자에 대한 책이다. 현대의 20대후반 백수인 김철수씨를 설정하여 현대의 고민을 과거의 스피노자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풀어서 쓴 책이다.

현대문명이 데카르트의 사고 위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 유일하다시피 데카르트와 다른 사고를 한 사람이 스피노자이다. 그러나 그의 저서 에티카를 통해서 스피노자에 다가가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그의 책을 읽어본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어떤 면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이나 발터벤야민의 글같은 느낌이 든다. 책이 어떠한 선언으로 이루어져있다고나 할까...

스피노자가 주목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든 문제가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와 환경과 사회의 연결관계 속에서 다양한 고리를 어떻게 연결시켜서 접속시키느냐에 따라서 현대의 병리현상을 치유해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가 이야기한 것처럼 세상과 인간을 구별하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만든다음 ‘다름'을 전부 병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현대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런의미에서 스피노자의 관계의 중요성 역설은 시대를 초월하는 뛰어란 식견이라는 생각이 든다.

- 2013. 4. 2



2013년 1월 12일 토요일

원피스식, 세계최강의 팀을 만드는 힘

원피스식, 세계최강의 팀을 만드는힘
야스다유키지음, 곽지현옮김
에이지21

팀이 힘이다!!

원피스는 왜 인기가 있을까? 인물도 너무 작위적이고 그림체도 아름답지 않고 내용은 허무맹랑하기만 한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도 꾸준히 올라오는 원피스 단행본의 힘. 그것은 무엇일까?

우리도 잊고 지내던 '꿈'에 대한 로망으로 인해 동료들이 생기고 원피스가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루피는 꿈이 있다. 거대한 꿈이다. 바로 '해적왕'이 되는것!! 원피스의 세계에서 이루기 불가능한 꿈이 바로 '해적왕'이다. 해군본부의 철저한 통제아래에 놓여있는 세상에서 '해적왕'을 입에 담는다는 것은 죽음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피는 공공연하게 해적왕이 될 것임을 광고하며 다닌다. 그 꿈에 이끌려 조로, 쵸파, 로빈, 상디, 나미, 프랑키, 브룩, 우솝이 한 팀이 된 것이리라.

밀집모자해적단은 크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집단이다. 루피가 선장이지만 그들의 관계는 수평적이다. 항해시에는 나미가 선장이며 의료에 관한한 쵸파가 선장이다. 음식은 상디의 절대영역이며 배의 수리는 프랑키의 전문영역이다. 이렇게 서로의 장점을 발휘하게 하고 맡기는 형태야말로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발휘하게 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관계는 의사소통하는데도 긍정적이다. 수직구조에서는 소통을 일방적이다. 피라미드의 아래에 위치한 사람은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는 할일이 없다. 말로는 소통을 강조하지만 밑의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주제넘는 이야기'가 될 뿐이다. 하지만 서로의 역할이 대등하고 각자의 장점을 존중하는 구성에서는 의견교환도 자유롭다. 루피는 무모하지만 동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틀렸다고 생각하면 바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다. 해적단이 산으로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서로가 대등한 자격이다보니 임무에 따라서 리더가 수시로 바뀐다. 요즘 이야기하는 메트릭스조직구조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배를 고치는 일이 생기면 프랑키의 지시대로 전부 움직이며 음식을 만들때는 상디의 말을 모두 듣는다. 항해에 관한 일은 나미가 시키는 대로 해야하며 정보를 얻는 일에는 로빈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한다. 각자가 자기 분야에서 선장이자 리더인 것이다. 이런 조직이니 조직과 나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우리'가 되는 것이다. 그만큼 충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우리가 속해있는 조직도 이렇게 되어야하는 것은 아닐까...

한가지 좋은 이야기. 원피스에서 모두는 직위나 직함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김부장님, 이차장님, 강대리님이 아니라 김택현 씨, 이지원씨, 강병기 님 등으로 부르는 것과 같다. 이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다고 하는데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 매력적인 만화다, 원피스!! 굉장히 재미난 시선에서 원피스를 읽어주는 책이다.